예능 클리셰 월드컵

빨간 화살표, 갑자기 흑백, 회상 필터. 예능이면 꼭 나오는 연출 16개 중 최고를 가려보세요.

빨간 동그라미와 화살표
정적에 깔리는 풀벌레 소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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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빨간 동그라미와 화살표 — 아무도 못 보고 지나갈 뻔한 반응을 굳이 짚어 주는 손
  • 정적에 깔리는 풀벌레 소리 — 아무 말도 없는 3초를 가장 시끄럽게 만드는 소리
  • 갑자기 흑백 처리 — 실언 직후 화면에서 색이 빠지는, 사형 선고 같은 연출
  • 회상 필터 — 10분 전 장면을 굳이 다시 꺼내 앞뒤를 맞춰 버리는 편집
  • 괄호 자막 — 표정에 이름을 붙여 주는 문장. 이게 없으면 절반은 안 웃긴다
  • 슬로모션 리플레이 — 별것 아닌 동작을 세 번 반복해 사건으로 만드는 기술
  • 제작진 웃음소리 — 화면 밖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. 현장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진다
  • 자막 폰트 커지기 — 목소리가 커진 만큼 글자도 커지는, 가장 정직한 연출
  • 갑작스러운 클로즈업 — 동공까지 확대해서 당황을 확정 짓는 장면
  • 다음 주 예고 낚시 — 가장 자극적인 3초만 잘라 붙여 놓고 실제론 아무 일 없던 그것
  • 깜짝 등장 게스트 — 문이 열리기 전부터 관객 리액션으로 스포일러가 되는 순서
  • 벌칙 복불복 — 결과보다 뽑기 직전 표정에 시간을 더 쓰는 구조
  • 스튜디오 원형 소파 — 누가 어디에 앉느냐로 서열이 읽히는 배치
  • 몸으로 말해요 — 규칙을 아무도 안 지키는데 그래서 더 재밌어지는 게임
  • 먹방 클로즈업 — 카메라가 입에 붙는 순간 채널을 못 돌리게 되는 구간
  • 엔딩 요약 자막 — 한 회차를 문장 하나로 정리해 버리는 마지막 화면

예능 클리셰 월드컵 소개

예능은 촬영보다 편집에서 완성됩니다. 같은 장면도 자막을 어디에 붙이고 어느 지점에서 멈추느냐에 따라 아무 일도 아닌 게 되거나 그 주의 화제가 되죠.

오래 보다 보면 이 문법이 눈에 익습니다. 누가 실수하면 화면이 잠깐 멈추고, 정적이 흐르면 풀벌레 소리가 깔리고, 억울한 표정에는 어김없이 확대와 화살표가 붙습니다. 뻔하다는 걸 알면서도 매번 웃게 되는 건 그만큼 잘 작동하기 때문입니다.

이 월드컵은 출연자가 아니라 그 문법을 겨룹니다. 어떤 프로그램을 봤는지와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고, 고르다 보면 자기가 예능에서 실제로 무엇을 보고 웃었는지가 드러납니다.

16강을 지나고 나면, 다음 회차에서 편집자의 손이 어디에 들어갔는지가 먼저 보이기 시작합니다.

이 월드컵의 기록

지금까지 14번 플레이됐습니다. 가장 많이 우승한 후보는 다음 주 예고 낚시입니다. 전체 플레이의 28.6%에서 최종 1위를 차지했습니다. 1:1 대결 승률이 가장 높은 후보는 다음 주 예고 낚시(81.3%)입니다. 반대로 승률이 가장 낮은 후보는 엔딩 요약 자막(23.5%)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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